20대가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낮아져 역대 최저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로 따지면 취업자 10명 중 1명 정도가 20대다. 반면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20대의 두 배에 육박했다. 경력직 선호와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됐다.
18일 국가통계포털(KOSIS) 연령별 취업자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가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로 나타났다. 전체 2821만5000명 취업자 중 344만6000명만이 20대였다.
20대 취업자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2003년 1분기(20.2%)에 20%를 넘었던 비율은 계속 낮아져 2010년대엔 13%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12%대에 들어섰다. 이후 한 분기도 거르지 않고 계속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유독 20대 취업자는 줄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경력직 선호 현상이 고용시장에 뿌리깊게 자리 잡으면서 20대 초반은 물론 후반까지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고용’ 보고서에서 “경력직 채용 증가로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 상황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와 30대 간 상용직 고용률 격차는 2010년 8.8%포인트에서 2023년 19.1%포인트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경력직 선호에 따른 문제라고 봤다.
한은이 가상으로 세운 모형 안에서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는 경우 비경력자 비중이 큰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10%포인트나 떨어졌다. 30대 하락폭은 3%포인트였다. 경력직 채용 선호로 인한 20대와 30대 사이 상용직 고용률 격차 영향이 7%포인트 나는 것이다. 20대 상용직 고용률과 30대의 상용직 고용률이 차이나는 원인 중 40% 정도가 경력직 선호 때문에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 60세 이상은 정년을 채우고 쉬는 노년층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20대보다도 훨씬 많은 이들이 일하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60세 이상이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22.7%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 50대(23.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30대(19.4%)나 40대(21.6%)보다도 많은 이들이 일하고 있고, 10%대 초반인 10대 비중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비중은 2000년대만 해도 10% 안팎 수준에서 머물렀으나 2010년대부터 급격하게 높아졌다. 2017년 14.1%에 불과했던 비중은 2020년 1분기 17.5%까지 뛰었고, 2023년 1분기엔 20%대에 진입해 최근엔 22~23%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청년은 쉬고 오히려 고령층이 일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 확대와 함께 고령화, 정년 연장까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은이 지난 8일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정년 연장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3~27세 임금근로자 고용을 약 11만명(6.9%), 상용근로자 고용을 약 4만명(3.3%) 감소하게 만들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연령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정년을 늘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청년층에게 가기 때문에 ‘재취업’ 형태로 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뜩이나 노동력이 부족한데, 잠재성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필요하다”며 “고령화 속에서 일하려는 의지도 커졌고, 지금 나이가 많은 이들의 체력도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단순하게 정년을 연장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층에게 간다며 임금 수준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장한 것처럼 ‘퇴직 후 재고용’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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